지난주까지 이어진 역대급 폭염이 우리 식탁뿐 아니라 제과 업계까지 흔들고 있습니다. 무더위에 특히 취약한 젖소들의 우유 생산량이 급감하면서, 유제품 가운데서도 생크림이 심각한 품귀 현상을 빚고 있는 것입니다. 가격은 두 배로 뛰었고 그마저도 구하기가 어려워, 케이크를 만드는 제과점들이 재료를 확보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습니다.
문제의 출발점은 축사입니다. 국내에서 많이 기르는 홀스타인 젖소는 더위에 특히 약해, 기온이 이십칠 도만 넘어도 사료 먹는 양을 줄이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올여름에는 사십 도에 육박하는 폭염이 오래 이어지면서 젖소들이 제대로 먹지 못했고, 결국 우유 생산량이 크게 줄었습니다. 축사 안에서는 온도를 조금이라도 낮추기 위해 대형 선풍기가 쉴 새 없이 돌아가고 있습니다.
생산 감소 폭은 현장에서 체감될 만큼 큽니다. 한 목장에서는 평소 하루에 천사백가량 나오던 젖이 지금은 칠백에서 칠백오십 정도밖에 나오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사실상 절반 수준으로 원유 생산이 줄어든 셈으로, 이런 감소세가 이어질수록 우유는 물론 이를 원료로 하는 각종 유제품의 수급 전반에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특히 신선함이 생명인 생크림에서 품귀가 두드러집니다. 대형마트에서는 생크림이 입고되는 족족 팔려나가고, 오후만 되면 품절되기 일쑤입니다. 안정적으로 물량을 대는 것이 어려워지자, 소비자와 자영업자 모두 생크림 한 통을 구하기 위해 매장을 도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물량이 달리면서 가격도 가파르게 올랐습니다.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생크림 값이 두 배 이상 뛰어, 평소 오백 밀리리터 한 팩에 칠천 원가량 하던 것이 세 개에 오만 원에 팔릴 정도입니다. 그마저도 재고가 금세 소진돼, 웃돈을 주고도 제때 구하기 어렵다는 하소연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하루에 생크림을 수십 개씩 쓰는 케이크 가게들은 그야말로 비상이 걸렸습니다. 소셜미디어에는 남는 생크림을 구한다는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일부 가게는 아예 케이크 만드는 것을 포기하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미리 사둘 수도 없는데, 생크림은 유통기한이 길어야 일주일 정도로 짧아 대량으로 쟁여두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타격은 규모가 작은 곳일수록 더 큽니다. 안정적인 공급 계약이 가능한 대형 프랜차이즈와 달리, 그때그때 물량을 확보해야 하는 소규모 제과점들은 재료난에 더욱 취약합니다. 폭염의 기세는 한풀 꺾였지만 무더위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보되면서, 생크림 대란이 상당 기간 계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업계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